Short Essay앨범 단위로 듣는 버릇 어느 순간부터 음악을 앨범 단위로 듣기 시작했다. LP를 모으기 시작하면서 생긴 버릇 같다. 한 앨범 속 수록곡과 순서가 마치 서사처럼 읽혀서일까. 저마다의 이유와 이야기가 있다고 느꼈다. 이전의 나는 한 곡씩 들었다. 학창 시절에는 유행하는 곡만 다운받았고,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온 후에는 인기차트만 재생했다. 앨범 단위로 듣는 순간이 없었다. 어린 시절 음반 가게에서 처음으로 구매한 ⌜에픽하이 - Epilogue⌟ CD앨범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.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. 대부분의 친구가 그랬고 나 또한 그랬다. 돌이켜보면 유행이라는 핑계로 편안함에 안주해 나의 취향과 선택을 포기한 것은 아닐까 싶다. 그 속 취향에 맞는 노래도 몇 곡 있었지만, 그저 그 흐름에 흘려보냈다. 이제는 그 흐름이 내게 다가와도 마음에 드는 곡의 앨범으로 들어가 모든 수록곡을 들어본다. 그렇게 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(앨범 단위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) 6천곡 이상이 쌓였다. 취향을 찾는 순간은 이 사소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. 모두의 흐름 속에서 내 방향으로 살포시 손을 뻗어보는 순간. 그 순간들이 쌓여 나의 취향을 이룬다. - Focus on Me@gokgan_jeju